식물에도 작은 뇌가 있다 (2)

1983년 전이성 유전인자를 발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유전학자 바버라 머클린턱은 ‘생각하는 식물 세포들’이라는 말을 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영국 버밍엄 대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생태학 저널’을 통해 식물에는 매우 작은 뇌가 있어 스스로 자신의 씨앗을 파종해야 할지, 아니면 휴면 상태에 들어가야 할지 판단하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뇌가 씨앗에 있는 배아 끝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호르몬을 분출하고 있는데, 어떤 호르몬을 분출하느냐에 따라 씨앗 파종이 결정 된다고 설명했다. 파종을 최종 결정하는 것은 씨앗 속에 있는 세포들이다. 매우 작은 수의 세포들이지만 이들의 판단에 따라 파종이 결정된다. 이번에 발견한 씨앗의 속성을 이용해 불규칙한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파종이 가능한 씨앗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물이 느끼고, 들으며, 본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식물이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리의 진동수를 감지하고 있으며, 가까이 함께 자라고 있는 식물이 있을 때 경쟁적으로 성장한다는 논문을 발표된 바 있다. 식물은 동물에게 먹히거나 혹은 거센 바람을 타고 먼 곳으로 날아갈 수 있는 지, 혹은 위험을 감지한 후 일정기간 휴면상태에 들어가든지 자신의 행동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호르몬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호르몬의 배출 시기와 분출 양을 조절했다. 그러자 씨앗 파종을 조절할 수 있었다. 식물에서 뿌리는 사람으로 치자면 '뇌'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뿌리는 땅에 묻혀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다. 잎과 줄기의 신호를 뿌리가 받아들이고 이를 다시 잎과 줄기 생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식물 뿌리는 식물체를 지지하고 식물 생존에 필요한 모든 물과 양분을 흡수한다. 토양 환경을 모니터링 하는 필수적 식물 기관이다. 빛에너지를 이용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함으로써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광합성은 잎에서 일어난다. 흙속에 존재하는 뿌리는 햇빛을 직접 인지하지 않고 잎이 받는 빛신호에 의해 수동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광화학적 분자생물학적 연구 기술을 융합해 잎에서 흡수된 빛이 광섬유와 비슷한 물리적 구조를 가지는 관다발을 통해 직접 지하의 뿌리까지 전달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진화론을 창시한 찰스 다윈은 식물도 두뇌 활동을 하며 동물의 뇌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구조가 뿌리에 존재한다는 '루트-브레인(root-brain)' 가설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식물 두뇌 활동이 증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