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D는 물 건너 간듯하고…

   6.12 미북정상회담이후 신문 방송에 CVID란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트럼프미대통령과 김정은북한국무위원장 간에 싱가폴 미북정상회담이후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의 약자로 CVID로 표시한 용어이다.

  그 뜻은 핵을 완전히 폐기하는 일을 의미하는 말로 완전하고(Complete), 검증가능하며(Verifiable),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파괴(Dismantlement)를 의미하는 영문 앞 글자를 딴 것인데, 2003년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목표를 천명할 때 사용한 표현이라 한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CVID가 없거나, 비핵화 일정표(timeline)가 없다는 우려는 타당하지만, '실패'의 사인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남북한 지도자는 CVID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지만, '완전한 비핵화'란 용어를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에게 CVID를 얘기했고, 김정은도 이해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CVID가 미북정상합의문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CVID란 미국이 2003년 리비아와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 만들어져 북한 측이 일방적으로 항복하는 함의가 있다"며 "평양측이 CVID란 용어에 민감한 이유"때문이라고 했다.

   북한은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때부터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했지만, 핵 포기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 등은 북한의 비핵화 의무와 방식을 판문점 선언이나 싱가포르 공동성명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CVID가 '미국의 항복 요구'란 북한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CVID는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명시된 '국제적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 결의안에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결정한다"고 돼있다.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은 종전까지 써오던 CVID가 아닌 PVID를 언급했다. PVID란 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로 영구적이고(permanent), 검증가능하며(verifiable), 불가역적(irreversible)인 핵폐기(dismantling)를 뜻한다.

   김정은 치하의 북한이 원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 /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일 것이므로, 미국과 북한의 상호작용이 한반도, 동아시아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본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의 줄임말인 CVID가 미국정부가 북한에 요구하는 비핵화 원칙이다. 핵을 완벽히 폐기하고, 핵폐기 이후 검증 단계를 거칠 것을 포함한다. 2018 미북정상회담이후 CVID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미국이 과거 북핵사태 해결의 원칙으로 제시했던 CVID에 대해 북한은 패전국에나 사용할 용어라며 강력 반발해 왔다.

  CVID는 2002년 10월 3일 2차 북핵위기가 발생한 이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정의한 비핵화 개념이다.

2004년 2월 25일 부터 28일까지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개최한 제2차 6자 회담에서, CVID 원칙이 북한을 제외한 다섯 나라에 의해 공식적으로 수용되었다. 2018년 4월 하순부터 1주일 동안 미CIA 당국자와 미국 핵전문가 등 3명이 북한을 방문해 미북정상회담 의제와 일정을 조율했다. 김정은위원장은 CVID 원칙 준수 의사를 밝힌 대신, 체제보장, 미국과 국교정상화, 경제제재 해제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미국과 북한은 희망사항과 요구 집행수준이 달라 또 김정은의 시간벌기에 미국이 말려드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는 그간 얼마나 많이 당했는가?! 벌써 한미군사훈련 중지와 비용부담문제가 제기되는 듯 한데, 군대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이를 극복하면서 승리를 해야 하는 목표설정이 중요하지 않은가? 이를 돈과 눈치에 치중하니, 어디까지 야금야금 양보가 될지 우려된다.

  일시적으로 주변상황이 안 좋아도 우리는 적의 도발에 대비하고, 우방의 지원이 없이도 우리 국가와 국민을 보위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상치못한  시련을 맞을 수 있다는 각오가 되어야 한다. 정책입안자들이 경제가 살아난 70년대부터 이를 준비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느 때보다도, 난관을 극복하고 전승과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국민의 단합된 각오가 필요한 때다. 

    2018.7.1. 東巖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