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례(祭禮)(1)  

  우리는 집안과 사회의 원로로 대우받는다.  가정형편에 따라 종교에 따라 제사를 지내는 집도 있고 안 지내는 집도 있지만, 우리 종족사와 함께 이어온 제사문제를 이해하고 아들딸에게 앞으로 해야할 일을 전하며 이에 대한 주관을 갖는 게 도리라 생각하여 책자에서 발췌하고 생각을 정리하여 몇회에 걸쳐 싣기로 한다. 

  제례는 별세한 분을 추모(追慕)하고 유덕(遺德)을 기리는 의식(儀式)이다. 이 제례는 가풍마다 종교마다 그 절차와 방식에 차이가 있어 <내 것만 옳다>고 주장하던 완고한 유교적 봉건사회에서 많은 갈등을 겪어 당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고, 천주교와 개신교의 전교과정에서 종교탄압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저승의 조상에게 제(祭)를 올리며 유덕을 기리는 의식은 효행(孝行)이며, 뿌리를 찾아 천리(天理)에 순응(順應)하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제사는 ①나를 있게 해 주셨고, ②잘 자라라고 교육하셨으며, ③풍성한 자양분이 되어 주셨던 선조의 은공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고, ④후손이 그에 보답하는 최소한의 도리이다.

  이 제례와 모임을 통해 가족‧ 형제‧ 자매‧ 친족 간의 우애와 화목을 더 돈독히 할 수 있다. 그러니 제사를 준비하는데 좀 번거로우면 제수(祭羞)를 간소화하거나, 남녀가 서로 돕고 거들어 정성이 깃든 제물로 다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제사를 모실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제례는 우리 선조들께서 몇 백년간 이어온 자랑스러운 미풍양속(美風良俗) 전통(傳統)이니 보존계승(保存繼承)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개선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협의 처리할 일이다.       

    여기에서 설명하는 제례는 <한국(韓國)의 표준제례(標準祭禮)>를 기준(基準)하려 한다. 이를 절대적이라 고집하지 않으며, 이를 참조하여 제사를 지내고,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서로 논의하여 고쳐나가는 발전적 자세가 필요하다.

 (이 자료는 아들과 조카들에게 주기 위해 정리한 것이다.)

I 제사(祭祀)

1. 제사(祭祀)의 분류(分類)와 의미(意味)

제사는 사망한 날 새벽에 집안에서 지내는 기제사(忌祭祀)와 봄이나 가을에 묘소(墓所)에서 지내는 시제(時祭=墓祭)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4대봉사(四代奉祀)라 하여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까지 4대(代)는 집에서 제사를 모셨는데, 이는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제도에서 한 집에서 고조부모까지 모시고 살았기에 친족(親族=8촌까지)이라하고, 같이 생활한 정이 두터워 고조부모까지 제사를 모셔왔다. 8촌 이상은 일가(一家)라고 칭하고 시제로 모신다.

그러나 사회가 변하여 핵가족화하고 서양의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는 순종하며 제사를 받들던 며느리들의 사고(思考)도 서구화되어 여과없이 의견을 제시하며 불편을 토로하고, 봉사와 희생을 귀찮아하는 사회분위기로 인해 제사모시기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직장생활에 지장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가정의례준칙에서 정한 조부모까지 2대(代)만 제사를 모셔오다가 지금은 부모까지만 모시려는 게 일반화되는 추세(趨勢)이다.

가까운 조상은 집안‧ 사당(祠堂)에서 돌아가신 날에 기제(忌祭)를 지낸다.(돌아가신 날 새벽에 지내게 되었으나, 직장과 숙박관계로 전날 저녁으로 조정), 시제일은 관직의 품계(品階)에 따라 2품이상은 10월 상순에, 6품이상은 중순에, 7품이하는 하순에 지내도록 제도화했으나, 갑오경정(1894)이후는 이 통제가 풀려 후손들이 편리한 때로 정하여 지내고 있다.

또 설날 새해 아침에 조상신께 새해인사인 연신제(年新祭), 풍작(豐作)이 되게 해주셔서 감사를 표하는 추석 절사(秋夕 節祀=感謝祭)로 차례를 지낸다.

그래서 제물은 간략하게 차(茶)를 올리는데, 반(飯)과 갱(羹) 대신에 설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을 올린다. 차례 순서는 기제(忌祭)와 같으나 술을 한 번만 올리고, 독축(讀祝)이 없다(單獻無祝). 차례 외에도 일상생활 중에 햇곡식이나 햇과일을 수확하고 사당(祠堂)이나 궤연(几筵)의 조상신께 드려 맛보시게 하는 천신(薦新),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산소를 방문하는 성묘(省墓)도 정(情)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효행(孝行)의 일환(一環)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식(寒食)과 추석(秋夕)에 성묘를 권장하는 이유는 한식성묘는 겨울 동안 묘가 눈사태나 야생동물로부터 안전한지, 추석성묘는 여름 장마에 훼손된 데는 없는지 보살피게 하는 좋은 뜻이 있다.

 (다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