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섭렵

어느 지역에서만 쓰는 말의  독특한 억양과 속말(낱말, 어구)을 사투리라고 한다. 사투리가  그 옛날에는 서울말도 마포말과 왕십리말이 달랐다고 할 만큼 다양하고 민감했으나 교통 통신이 발전하면서 차차 흐려져 줄거리 사투리만 남게 됐다. 하지만 교통 통신이 더 발전한다해도 줄거리 사투리는 조만간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80여년 살아 오면서 주변 환경 덕에 여러 사투리 체험했다.

·        군산 말

군산말을 한 지역 사투리로 치기는 어려워도 나한테는 느끼는 맛이 있다. 아버님은 서울 토박이시고 어머님은 강경(별칭:갱갱이)분이시고 나는 군산에서 태어나 11살까지 살았다.

군산말이 전라북도 말이기는 해도 생활권이 같은 장항, 서천 말이 많이 섞여 있고 개항과 함께 유입된 각 지방 말이 간간이 박혀있다. 일본말 찌꺼기도 있다.

·        서울 말

군산에서 11살 때 서울와서 배운 말이고 친척들은 서울 토박이여서 2%모자라는 서울말이 내 말 됐다. 지금은 창덕 아우와 초등학교 친구 한 두사람 한테서만 서울 토박이 말 들을 수 있어 그 말 그립다.

·        평양 말

지금은 북한이 정책으로 새 말 만들어서 그 말만하기 때문에 여기 말하는 북한 말들은 옛날 말 들이다. 외할머님이 평양 분과 재혼하셔서 그 후손들과 아주 가깝게 지냈기 때문에 억양, 속말 다 익숙하다.

·        수원 말

관심있는 사람 외에는 얼른 알아 차리지 못하는 독특한 억양이 있다. 나는 사춘기에 3년동안 피난 살이 하여서 이 억양 터득했다.

·        충주 말

두드러진 사투리는 아니어도 특유의 사투리가 있다. 8년 사는 동안 그 말 속속들이 터득했다.

·        인제 말

강원도는 해안선을 끼고 있어서인지 지역별로 말 차이가 거의 없다. 매제가 인제 사람이지만 매제 말 만으로도 강원도 어디 말이나 낯설지 않다.

·        광주 말

여기 저기서 받은 영향으로 잘 아는 편이다. 의붓 숙부님이 광주 토박이시고, 군사 교육(OBC, OAC)받을 때 하숙 했고, 동기생 중 광주 출신이 많은데다 그 중 오형재 동기와는 친해서 대화 많이 했다.

·        안동 말

처가가 안동이다. 처 할머님과 처음 만났을 때는 아내가 통변 해 줄 정도로 낯설었지만 지금은 안동, 영주(처형 두 분 살고 있음)말 어떤 외지인 보다 잘 안다.

·        경남 말

부산, 김해, 진주에서 9년여 근무하는 동안 터득한 사투리다. 억양은 물론 속말도 많이 안다.

·        함경도 말

속말은 많이 알지 못해도 김동련, 김영민 동기의 함경도 억양이 아주 강해서 억양은  익숙해졌다.

·        해주 말

황해도 북쪽은 평양 말과 거의 비슷한데 남쪽은 부드러운 특유의 억양이 있다. 초등학교 친구한테 들어서 안다.

·        제주 말

아주 낯설다. 나 뿐 아니라 육지 사람 모두 낯설어 한다. 그 말이 어떤지 궁금해서 김덕중 동기 내외한테 어렸을 때 말로 이야기 해 보라고 했더니 생판 모르는 외국어 듣는 것 같았다. 지금은 그 말들 관광용으로 조금 남아 있고 나이 많은 노인들만 쓰고 있어서 언어 학자들은 일본 오사카에 가서 그 말 줏어 온다고 한다.

우리말에 대한 소견이다.

아름다운 우리 고유의 말들이 급속히 무더기로 오염되고 사라지고 있다. 일제하에서는 한자로 대체 되었고(샘내-泉川里, 먼내-逺川…) 외래어에 치이고, 인터넷에 뒤틀리며 알지 못할 말로 변질되고 있다. 작금의 이런 상황을 두고 시대적 흐름이라며 손 놓고 있는 분위기여서 안타깝다.

고유의 사투리, 고유의 말(낱말, 어구, 격언, 속담)이 귀중한 민족 자산이어늘 일부 학자나 정치인들에게만 미루지 말고 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잘 지켜야겠다.

안     녕  !          벗 님 네 들 !

                                                                                                                       김 상 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