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즈막 재

요새 말로는 마지막 고개다. 충주에 있다.

남산과 계명산을 잇는 안부 고갯길로 문경에서 새재 마즈막재를 거쳐 충주 서울로 이어지는 교통 요충지다. 옛날에는 이 길 밖에 없었다.

죄인을 이재를 넘어 충주 감영으로 데리고 가 목을 베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고개가 높지는 않아도 시야가 툭 트여 시내와 들판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개 옆에 약수터가 두 군데나 있고 등산로 길목이어서 항상 사람들이 북적이고 길로는 차들이 꼬리를 문다.

나도 물 뜨러 자주 갔는데 가끔 옛날 끌려가던 죄인들 마음으로 나를 성찰하기도 했다.

나는 미국 오기 전에 8년간 충주에서 살았다.

몇 가지 구실이 있어서 서울 뜨기로 마음 먹고 변두리 여기저기 둘러 보다가 산수 좋은 충주를 점 찍었다. 한 친구는 연고가 있느냐 묻기도 하고 큰 결심했다며 안타까워 했는데 나는 바보처럼 망설이지 않고 이사 왔다(미국 이민 올 때도 별로 고민 하지 않고 그냥 왔음) 8년간의 성적표는 A+였다. 교회 생활 만족했고, 와서 보니 남수현 동기가 충주 관광 사장이어서 자주 어울렸고, 여러모로 나와 잘 통하는 이병선씨(육사 1년 후배)와는 지금까지도 자주 연락한다.  또 평생 친구 이홍주(고교 동창)도 만났다.

우륵관에서 가야금도 배우고 5일장 구경 할 만했다. 수안보, 문강, 문경, 풍기 온천 한껏 즐겼다(지금 가장 그리워하고 있음) 교인들이 주는 농산물(사과 배추 고추 밤…)이 넉넉했고 김 집사님 따라 다니며 심산 유곡에서나 나는 머루, 다래, 으름도 맛 보았다. 한 번은 으름 한 자루 동기회 사무실에 풀어 놓았더니 한 편은 어렸을 때 먹었던 것이라며 반기고 한 편은 처음 본다며 신기해 했다. 충북 대학교 교수가 개발했다는 ‘대학 옥수수’가 전국에 소문 났을 때 고교 여행팀이 충주 거쳐 간다기에 그 옥수수 삶아 가지고 가서  마즈막 재에서 나눠 주었다. 나는 1936년  7월 13일(음력) 군산에서 시작된 인생 드라마 2004년 11월 4일 충주에서 그 막을 내리고 미국의 새 무대로 옮겨 지금 큰 딸네서(미국 터스틴) 증손자 기다리며 연출하고 있다.

돌아보니 내 평생을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시고 이끌어 주신다는 것이 보인다.

하나님 !   감사합니다 !

안    녕 !              벗 님 네 들  !

                                                                  김 상 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