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제 3편 謀攻편에 보면 故上兵伐謀, 其次伐交, 其次伐兵, 其下攻城이라고 하였다.
최상의 병법은 이념을 치는 것이며, 다음은 외교관계, 그 다음은 전투력이고, 공성은 최하위 병법이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이념을 치는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병법이기 때문이다.

이념은 국가설립의 기초인 동시에 피아구분의 척도가 된다. 따라서 피아를 구분하는 주적개념이 무너지면 싸우지 않고 나라를 적에게 바치는 결과에 이른다. 그러기에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어느 나라와 싸울 것인가를 정해야 이에 따른 군사전략을 세우고, 군사력 건설이 뒤따르며, 이를 위한 국가예산이 뒷받침하게 된다.
그런데 지난 2017년 5월 대선을 앞둔 TV토론에서 국회 국방위원을 지낸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주적이 어느 나라냐고 몇 번이나 다그쳐 물었다. 그러나 문 후보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는 것을 전 국민이 지켜보았다. 이는 일국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주적개념이 없는 후보도 국군 통수권자가 될 수 있다는 부끄러운 선례를 남겼다.

이 일 이후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남북 특사가 오고가고, 동계올림픽과 2차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의 안보혼란은 계속 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때에는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는 국군 통수권자가 적장을 얼싸안고 감격의 포옹을 하는 행위는 총 뿌리를 겨누고 긴긴 밤을 지새워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의 전투의지와 정신전력을 와해시키는데 일조하였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뿐인가? 최근에 국방부에서는 국방백서와 군 정신전력 교제에서 주적개념의 삭제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지난 8월 29일 이 나라의 국방을 책임진 송영무 국방장관은 국회 예산결산위에서 “경제규모와 군 전력이 세계 10위권인 나라가 특정 국가를 적으로 지칭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미래를 내다보고 국가 위상에 맞는 말을 써야 한다.”고 잠꼬대 같은 소리를 했다.
참모총장을 지낸 송 국방장관이 군사전략 수립과정을 모를 리 없는데 장관직을 연명하려고 문 정권의 아바타 노릇을 했는데도 그 다음날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우리가 직접 참전한 월남전에서도 전쟁을 치루는 자유 월남국민의 주적개념이 희미하고, 오히려 적장 호치민을 영웅시한 결과 국가는 패망하고 그 백성은 보트피플이 되어 남 중국 해에 떠다니는 처참한 종말을 우리 눈으로 지켜보았다.

지난 4월 27일 공포한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팔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선언한다.”라고 한 남북선언은 평화라는 포장지로 싼 김정은의 트로이 목마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 속에는 "남반부 적화통일"이라는 김일성의 삼대에 걸친 비수가 숨겨져 있다.

복무기간 단축과 봉급인상이라는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병사들의 눈을 멀게 하고, 국민은 한반도 평화라는 트로이 목마에 현혹되어 대한민국의 주적개념이 무너지는 날에는 60만 대군은 영혼이 없는 국군이 되어 우리는 불원간에 전쟁도 하지 않고 이 나라를 김정은에게 내어주는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주적개념을 희석시키는 "우리민족끼리"라는 이념은 거짓이라는 사실을 6.25를 겪은 우리 세대는 다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