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결과 안보강화인가 약화인가

  이번 문재인대통령의 방북은 표면적으로는 성대하고 열렬한 환대를 받고 진일보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장 관심을 끄는 핵무기폐기문제에 이번에도 김정은은 핵리스트제시나 핵무기폐기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핵없는 한반도로 어물쩍 넘어갔다.

  사람은, 어제의 행적이 오늘을 만들고, 오늘이 내일로 연결되어 일생도 되고 역사도 된다. 그래서 그 일련의 평가가 그 사람의 평가이다. 이번 남북정상의 성명도 이 틀에서 확인하는 게 타당하다. 너무 들떠 기대를 높이지 말고 차분히 지켜보며 결과를 해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너무 성급히  자기에게 유리하게 확대해석하거나 절망적인 평가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

  북한의 동원된 주민이 꽃다발을 들고 열렬히 환영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지만, 왜 인공기는 있고 우리 태극기는 없는지, 그 속에 한반도기가 있었는데 인공기가 있으면 당연히 태극기가 있어야 했고, 태극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인공기도 없애고 한반도기로 대체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인공기와 한반도기는 우리 자존심을 뭉개는 횡포다. 사열지휘자는 대한민국대통령각하라 극존칭을 사용하면서 태극기가 없는 것은 외교적 결례요, 큰 오점이다. 이에 대해 사전 협의과정에서 외교부의 조치가 어쨌는지 궁금하다.

  9.19 남북 두정상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핵시험장영구폐기, 상응조치에 따라 핵시설폐기, 해상기동훈련중지 비행금지구역설정, GP철수 JSA비무장화 공동유해발굴, 평화수역및 공동어로구역설정, 철도도로연결 관광재개검토, 상설면회소설치 상봉추진과 김정은 연내 서울답방 등인데 안보면에서 이는 한마디로 우리 눈을 가리고 손발을 묶어놓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적과 싸우라고 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정찰과 훈련을 못하여 깜깜이가 되고 장사정포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명확하게 핵리스트와 핵무기폐기일정을 명시하지 않았다. 핵무기 폐기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수명이 다한 핵시험장폐기를 넣고, 핵없는 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서 핵무기폐기로 해석될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보이나 나중에 오해와 분쟁의 단초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이는 미국과 협상에서 해결되리라.

  대통령일행은 오늘 백두산방문으로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귀경하겠지만, 성과에는 안도와 우려가 교차한다. 공동발표에도 불구하고 그간 북한의 행태로 볼 때, 북한은 수없이 정전협정을 위반해왔기에 북한을 믿을 수 없다. 성명보다 성명의 준수의지와 준수과정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 북한은 1953년 이후 정전협정위반이 50여만건이라하는데 공동성명이라고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또, 떠날 국방장관이 군사문제를 검토확정하는데 국방부와 안보실에서 육군의 전략적인 면이 얼마나 정확히 반영되었는지도 의문이다.

  현 정부는 육사출신들이 2번의 군사혁명과 기무사계엄문건검토로 인해 또 군사혁명이 일어날까봐 지레 겁을 먹고 육사기피현상이 두드러지고 고착되어 핵심직위에 보직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 공군만을 기용하는 것은 전공이 다른 독어교사를 영어교사로 보직하는 것과 같다.

  이럴수록 KMA출신은 사관생도의 신조대로 성장하고 지키고 있는지 자신을 돌보며, 호국간성으로써 우리의 입장과 행동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군인들이 위국헌신을 위해 험난한 정의의 길을 걸어왔는지도 냉정히 자성할 때다. 도덕성을 문제삼아 파렴치범으로 만드는 것은 영혼까지 타락시켜 매장시키는 역사적인 수법임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지도자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2018.9.20.아침 東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