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점(決勝點)을 바라보며

   예의범절(禮儀凡節)을 지키는 행동거지(行動擧止)는 사람의 인품(人品)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데, 인품은 지위(地位)의 높고 낮음이나, 지식(知識)의 많고 적음에 비례(比例)하지 않는다.

  지위가 높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정부의 정무직 고관 중에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 청문회장에서 조롱을 당하고, 허언(虛言)으로 곤혹을 치루는 것을 본다. 이는 명령하나로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군이나 군출신 중에도 법규나 사리에 어긋나 지탄을 받는 자도 있다. 사람이 정도(正道)대로 살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옛 어른들도 도덕률(道德律)이니, 삼종지도(三從之道)니, 삼부리니 하며 행실을 경계하도록 가르치셨다. 그 가르침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탈선의 유혹과 신비감으로 빠지게 되고, 그 마(魔)의 악행에서 스스로 빠져 나와 바르게 사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달콤한 악(惡)의 유혹에서 빠져나가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결단을 하지 못하는 자들이 많은 이유이다.

  주위를 돌아보면 거미줄보다 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인생사에서 고고하게 마음먹은 대로 소신껏 뿌리치며 헤쳐 나가기도 쉽지 않다. 마치 비 오듯 쏟아지는 화살 속을 헤쳐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용감한 전사처럼, 그 전진과정에서 많은 부상과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이 상처와 화살이 자기 잘못에 대한 죄값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정신적 육체적 상흔이고, 고된 인생과정의 흔적(痕迹)이며, 또 경우에 따라 용감하게 이겨낸 훈장(勳章)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늙어 죽는 자는 이 상처가 심해서, 덧나서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자기는 예수나 마리아처럼 전혀 오염되지 않은 순수(純粹)인 것처럼 자랑하고 행동하는 자를 본다. 새빨간 거짓이다. 어찌 사람이 살아가면서 죄(罪. sin, crime)를 범하지 않고 살 수 있는가?! 단지 큰 죄냐, 작은 죄냐의 구분과 정도만 있을 뿐이다. 죄를 짓고 후회하고 조금씩 개선해 가기 때문에 인간적이고 희망이 있다. 반성과 개선이 없는 자는 희망이 없다.

  높은 지위에 올랐다고 하루아침에 인품이 고매해 지는 것도 아니고, 도덕성과 지적수준이나 정책대안이 최상위급으로 급등하는 것도 아니다. 모 지사는 형을 정신병으로 둔갑시켜 강제입원시키고,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고, 유명여배우와 총각이라 속이고 사랑(?)을 나눴다고 한다. 과연 그가 우리 국민을 위한다는 말과 행동에 몇%나 진실일까? 모 전직대통령은 큰소리치며 살았으나 혼외자(婚外者)를 두고 소송에서 dna검사를 명(命)했어도 거부하여 결국 혼외자를 친자로 인정한 셈이 된 일이 있다.

  이제 자신을 되돌아 생각해 보면, 내 나름 양심적으로 바르게 살겠다고 고집을 부려 때로는 외롭고 힘든 생활을 한 게 사실이지만, 과연 그것도 도덕률에 비춰 얼마나 진실 되게 살았는지 자성하게 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자기 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져 죽는다고 했는가?

  우리는 잘 살기 위해 일확천금(一攫千金)을 노리고, 모든 걸 걸고 불행이나 소원을 한방에 해결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이는 분명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난 날을 돌아보며 잘못된 점을 하나하나 통회하고 개선하며 사는 삶이 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마지막 삶이 아닐까? 그러면 세상이 조금씩, 한 단계씩 밝아져 희망이 보일 텐데….

(2018.11.25. 東巖  생각)